[소개] 영웅 소개 - [빛] 아힐람

아힐람의 첫걸음을 묻는다면 그 누구도 답할 수 없을 겁니다. 아, 물론 '누군가'는 답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누군가'가 인류의 보전과 멸망을 동시에 주관하는 이라면, 굳이 이 근원적인 물음에 답해줄 의무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이미 아힐람이 인류를 위해 많은 걸음을 뗀 후일 겁니다. 어느 시대에는 아힐람이었고, 어느 시대에는 아힐람이 아니었죠. 하지만 어느 때든, 인류의 이 굳건한 의지가 품은 사명만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목표는 오직 하나, 인류의 수호. 이 단순한 행동 방식이야말로 우리가 아힐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겠죠.

하지만 세상에 마땅히 있어야 할 종말을 막아낸 마도대전의 영웅들에게 묻는다면, 조금은 다른 답이 나올 겁니다. 그들에게 아힐람은 굳이 세상을 구해주지 않아도 충분히 소중한 이였으니까요. 이유야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친구'가 되어준 이는 덕분에 잃어버린 고향에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고, '동료'의 뜻을 새겨준 이는 수십 년이 흘러 그 눈 부신 태양의 의지를 잇게 되었으니까요. '가족'의 의미를 알려준 동료도 크게 다르지 않겠죠. 사르디나의 바닷가에 홀로 앉아 지는 태양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는 걸 보면요.

이제 아시겠지요? 세상에 난 이들을 위해 세상을 구하려 한 이 영웅은 그들의 친구이자 동료였고, 동시에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이었습니다. 그들이 아힐람에게 알려주고 가르쳐준 것이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겠지만, 아힐람이 그들에게 남긴 '사랑'의 무게는 그 어떤 의미보다도 무거우니까요.

다시 세상을 찾은 아힐람은 많은 질문을 할 겁니다. 여전히 인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지만 그렇기에 우리를 더 사랑할 아힐람에게는 그 시간 하나하나가 소중한 찰나겠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찰나는 영원이 되고 추억은 행복이 되어 우리를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게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