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소개] - [어둠] 루인
용과 고룡에 대해 수많은 연구와 발견이 이루어졌지만, 정작 지금까지도 정확한 진실을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오랜 세월을 살아가며 정령과 마력에게 사랑받고, 지성과 지혜를 겸비한 강대 종족. 그만큼 우월주의에 매몰되기 쉬운 환경은 또 없으니만큼 세상과 담을 쌓거나 악명을 떨친 이들도 수두룩했죠.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딱 한 군데입니다. 그토록 강대한 이들조차도 세상의 굴레 아래 종속되어 있다는 '진실' 말이에요.
따라서 그가 바쳐 온 경애에 다른 방식이라곤 없을 겁니다. 용이란 족속은 그런 생물이거든요. 오랜 생애에 걸쳐 쌓은 지식이 그들을 현명하다고 단정 짓게 만들지만, 이는 그만한 세월 동안 고정된 관념을 뒤틀어버리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하물며 그것이 잘못된, 그러나 잊어버릴 수도 없는 신념이라면 어떻겠습니까?
그의 주인은 후회로 뒤덮인 용에게 살아갈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부서진 둥지로부터 그 몸을 끌어내 기어코 태양빛을 쬐게 만들었죠. 그런 이를 잊는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그 지난한 생이 영원토록 이어진다 한들 불가능하겠지요.
용은 이해자를 자처했으므로 당신의 곁에 남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의지를 이어 살아가기로 했죠.
용은 이제, 지나간 흔적을 추억하고자 합니다. 때로 미심쩍인 순간이 있을지언정 시키는 일이라면 곧잘 해낼 겁니다. 체력도, 정신력도 보통 사람의 수십 배는 웃돌 테니 효율 면에서는 둘도 없겠지요.
혹여 두고 가겠다는 생각은 마세요. 용의 각인이라는 건 본능보다도 우위의 감각이거든요. 이 지고지순한 용이 바라는 것이라면 오직 당신의 곁에 남는 것, 딱 한 가지뿐일 겁니다. 언제까지고, 그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한 마리의 수호룡으로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