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소개] - [빛] 슈나이더
훈련관 슈나이더. 그는 주머니 속 송곳 같은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기사 시험에는 두 번이나 낙방했고, 서임 된 후에는 낙마 사고로 후유증을 얻었지요. 수습 기사 과정을 마치고 처음 배치된 부대는 낙오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누군가는 좌절했고 누군가는 현실에 안주했으나 슈나이더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연습, 연습, 연습. 오직 연습만이 그를 '기사다운 기사'로 거듭나게 해줄 것이라 믿으면서요.
의욕 없는 동료들은 슈나이더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훈련을 계속하고, 잠을 줄여가며 실수를 복기하는 모습은 유난스러워 보이기만 했죠. 그는 낙오자들의 무덤을 기어오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슈나이더의 목표는 확고했습니다. 동경하던 백전노장을 꺾는 것. 무모한 애송이라는 수군거림에도 그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증명했지요. 노장이 은퇴하기 직전에 치른 마지막 대련에서 처음으로 1승을 거두었거든요.
이후 정예 부대로 옮길 기회가 찾아왔지만 슈나이더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노장이 맡았던 훈련관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이죠. 슈나이더는 이곳을 무덤이 아닌 요람으로 만들겠노라 다짐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훈련량을 대폭 늘려 패배주의가 발붙일 틈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역량 미달로 전출 위기에 놓였던 기사들은 하나둘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파견지에서 마물의 습격을 받던 날, 누구도 그들이 살아 돌아올 거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슈나이더와 기사들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성장한 동료들이 전장으로 떠난 뒤에도 슈나이더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자신처럼 백전백패를 겪는 기사에게, 백한 번째 도전을 함께해줄 상대가 되어주기 위해서요. 그러니 걱정 마시길. 노력으로 재능을 압도한 슈나이더가 언젠가는 당신의 한계 역시 뛰어넘게 해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