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_크롬

언제나 걸출한 인재를 양성해내는 올리언스 가문, 거대한 부를 거머쥐고 자금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고다르 가문 등 플로렌스에는 이른바 명문으로 불리는 가문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명문 중에서 무가로 유명한 곳이라면 열에 아홉은 레디오스 가문을 꼽을 것입니다.

크롬은 그런 레디오스 가문의 차남이며, 왕가의 수호기사로 발탁된 후 카를 3세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기품있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는 왕실에서 주최하는 연회가 열릴 때마다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검술 실력 또한 플로렌스 최강의 기사라 일컬어질 정도였습니다. 누군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그때부터였을까요. 마음 속에 품은 열등감과 어두운 패배감이 언뜻 언뜻 수면 위로 떠오르려 할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지만, 쉽지 않습니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 스스로에 대한 믿음, 뛰어난 이에 대한 질투와 불안감. 이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할 겁니다.

CV : 권성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