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_메이링

메이링은 오랜 시간 동안 흐름을 관찰하며 세상을 주유해왔습니다.
세계는 언제나 균형을 이루어야하며, 질서나 혼돈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니까요.
그 균형을 지키는 것은 메이링의 숙명입니다.
여행 중에는 위기도 많았지만, 타인의 업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언제나 메이링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여기서 ‘균형’에 대해 조금 더 말하자면, 사실 악업을 쌓아온 이라 해도 세상의 균형을 위해 필요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자를 마주칠 때면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은 균형을 유지하라 요구했고, 내면의 양심은 그들을 막아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그럴 때마다 메이링은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양심에 따라 눈앞에서 고통받는 사람을 돕는다면, 그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 행위가 쌓이고 쌓여 결국 균형을 해치는 일이 된다면…
신령님은 그런 메이링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어떤 답도 내주지 않고요. 마음 속 고민은 서서히, 계속해서 커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메이링은 대삼림 심층부에서 네토 둠의 유민들을 만나게 되었고, 균형의 흐름에 따라 그들의 재건 활동을 돕기 위해 남았습니다.

그곳에는 한 명의 수인 기사가 있었습니다. 작고, 단단하고, 스스로의 신념에 부끄럽지 않은 기사였습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코 그 고민은 길지 않았죠. 그는 자신이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을 주저없이 해냈습니다.

메이링이 바라던 모습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메이링은 그를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장 큰 벽을 넘었습니다.

신령님은 그제서야 조용히, 따뜻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CV : 김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