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시공에는 저마다의 변곡점이 있습니다.
그 분기는 때로 한 개인의 삶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지요.

베르그 가문은 대대로 아발론 왕성을 수호해왔습니다. 세습되지 않는 왕좌를 지키는 것은 꽤 고단한 일이지요. 역사가들은 그들이 신념과 명예를 담아 수호의 맹세를 지켜왔기 때문에 아발론이 약소하게라도 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프람의 할머니인 베르그 경은 전대 수호기사로, 누구나 인정하는 명예로운 기사였습니다. 성격은 좀 괄괄했지만요. 그러나 은퇴 후 일어났던 하나의 사건이 그녀를 바꾸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맡게 된 손녀, 부지불식 간에 부모를 잃은 갓난 아이와 마주하는 것은 베르그 경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작디 작은 손이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움켜쥐는 순간, 베르그 경은 자신이 이 아이를 너무도 사랑하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어린 손녀를 길렀습니다.

핏줄은 어디 가지 않는 듯, 사방으로 튀는 손녀였지만 인내와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작은 사고뭉치도, 열 살의 여름이 지나간 순간 할머니의 노력과 애정을 진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그리며 기도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전대의 베르그 경을 떠올리게 하는 이상적인 기사 프람이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 CV : 곽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