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_라샤드

엘펜하임의 세 마탑 중에서 가장 빠르게 새로운 가설이나 발명품이 쏟아져 나오는 곳을 꼽자면, 누구든지 단연코 제 3마탑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 마탑주인 알 라샤드는 엘펜하임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고 마도공학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 최고의 연구자'로 선정 받았지만, 어째서인지 제 3마탑 소속 연구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죠.

그것은 아마 라샤드의 성격 때문일 겁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면, 해당 연구원을 찾아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공세를 퍼붓죠. 시간 단위로요.

토론과 증명에 불이 붙으면 며칠이고 달라붙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후에는 여러 가지 개선책과 보완책들이 발견되어 결과적으로 연구 성과는 좋아집니다. 하지만 해당 연구원은 논문이 철회되거나 모든 작업을 뒤집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연구진 대부분은 라샤드의 그림자만 봐도 소름이 돋는다고 합니다. 존경심과는 별개로요.

그렇게 지어진 별명이 '걸어 다니는 리셋 버튼', '제로부터 시작하는 야근생활', 혹은 '재부팅 안경' 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