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금안의 하이에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시안은 동부 대륙의 용병들 사이에서 나름 유명인사였습니다. 피골이 상접한 고아가 전장을 떠돌며,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망자들의 전리품을 챙기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죠.
그렇게 독기를 품고 다가오는 모든 이를 경계했던 맹랑한 꼬마가 성장하여 어엿한 용병이 되었을 때는 많은 이들이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시안이 다케온으로의 귀화를 꿈꾼다고 했을 때, 그들은 더더욱 놀랐죠.
다케온은 용병들에게 희망의 땅이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했지만, 국가인 만큼 소속되는 용병단들에게 적용되는 법의 범위가 명확했습니다. 평소 전장에서 어떤 일을 하든 자유로웠던 대부분의 용병들에게는 부러우면서도 부담스러운 곳이었죠. 그런 그들 사이에서 자라왔던 시안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포기하면서 태양의 질서를 따르겠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몰랐습니다. 그 무책임한 자유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던 꼬마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숨죽여 칼날을 갈아왔다는 것을요.
◆ CV : 이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