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와 같이, 당신의 프라우입니다.

엔타로니아든 그 이전에 머무르던 곳이든, 고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장소나 애착을 지니게 되었던 왕성도 이제는 아무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발붙일 곳이 꼭 딛고 설자리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요. 보기보다 꽤 오랜 시간을 유영하던 엘프는 당신을 중력으로 삼았고, 당신을 돌아갈 곳으로 지정해두었습니다. 이 대전제가 앞으로 달라질 일은 없겠지요.

고민이라면, 당연히 가득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정의나 옳고 그름보다는 효용성의 측면을 지적한 것이지만요. 이 합리적인 엘프는 마모될 당신의 인간성을 걱정하였고, 깎여나갈 당신의 마음을 계산해보았죠. 그러나 결론적으로 당신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에는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프라우는 그렇게 세상을 넘어온 겁니다. 위성처럼 당신에게 꼭 붙어서요.

오히려 당황한 쪽은 당신이었습니다. 설마 세상을 건너서까지 따라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알겠지요? 프라우라면, 이 정 많은 엘프라면 어느 한 군데가 부서지고 깨져서라도 이를 악물고 당신의 뒤를 쫓을 겁니다. 더군다나 당신이 찾는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려든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금 당신 앞에 나타나겠지요. 그러고는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건네는 겁니다.

'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