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타는 호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럼없이 누군가를 돕는 선인과도 다른 부류의 인간이었죠. 그런데 해결사라니,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짐작이 가시겠습니까? 모든 건 한밤의 사막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운명의 날, 오랜 명맥이 바스러짐과 동시에 계승된 그날에요.

사막을 횡단하던 중 도적 떼와 맞닥뜨리고 만 그날, 이제 끝이구나 싶었던 때 기적이 일어났죠. 누군가 홀로 도적들에게 덤벼든 겁니다. 남루한 행색의 그는 분투 끝에 최후의 도적을 쓰러뜨렸고, 그 자신도 땅바닥으로 꺼져들어갔습니다. 처치하기에는 늦은 상태였죠. 그는 말없이 그저 진동하는 고대의 검을 바레타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바레타는 그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왜 자신을 구했는지, 그런 고민은 전부 뒤로 미루어두고 사막을 가로질렀습니다. 심장이 쿵쿵 뛰었고, 오직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죠.

그리고 아흐레 밤을 앓아누운 다음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날.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지만 기묘한 검을 내팽개치고 훌쩍 떠나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 사막에서 바레타가 받은 건 그저 목숨만이 아니었으므로, 온갖 불편하고 귀찮은 일도 이전처럼 외면할 수 없었죠. 고작 하룻밤이 삶의 방식을 뒤바꾸고 만 겁니다.

바레타는 그 이후 사방팔방으로 수소문하며 가까스로 정보의 조각을 거머쥐었지만, 그럼에도 사바흐의 단장이라는 거물이 자신을 구한 이유만은 도저히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고민해 본들 정답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을 때 해결사가 탄생했죠. 이유는 알 수 없대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해보는 건 실천할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러니 아직 서툴고, 때로는 못 미덥겠지만, 부디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이 엉뚱한 해결사가 당신을 돕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진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