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삶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머나먼 타국으로 이주를 결심한 부부는, 가진 모든 것을 팔아 단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사르디나로 가는 배편을 구했죠.

얼마 뒤, 기록적인 폭풍이 찾아왔던 사르디나의 앞바다에 거대한 선박의 파편이 밀려왔습니다. 잔해를 수습하던 한 병사가 그 안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이를 발견했고, 그 소년을 담당 기관에 인계했습니다.

살아남은 아이는 그 후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록 모든 것을 잃고 세상 앞에 홀로 내동댕이쳐졌지만, 세상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죽 한 그릇, 작지만 포근한 방, 귀중한 책 한 권 등 내밀어진 수많은 손길이 있었습니다. 빵 한 덩이를 나눠주던 동네 제빵사부터 시작하여, 후견인을 자처한 은퇴 기사도 있었죠. 그렇게 자그마한 관심과 사랑이 모여, 소년의 인생을 새롭게 바꾸었습니다.

순탄하기만 한 삶도 아니었고, 앞길에는 언제나 숱한 고민과 방황이 있었으나, 언제나 소년을 응원하고 다잡아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역 최고로 존경받는 트리에스 가문에서 소년을 양자로 받아들이겠다 했을 때는 동네에서 근 몇 년 간 가장 큰 잔치가 열렸죠.

마주잡은 손을 놓지 않는 법을 배운 소년은 서로 사랑할 줄 아는 청년이 되었고, 명망 높은 파도기사단의 최연소 부단장으로 임명되어 자신이 받았던 온정을 주변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 CV :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