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 이 생소하지만 부드러운 어감의 이름은 머나먼 동방 대륙에서부터 이곳 대삼림 근처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뭐, 정작 본인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후대의 많은 이들이 그의 정신을 기렸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겠지요.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소중한 이들과 단절된 채, 그들에게 돌아가고자 발버둥 치며 다시금 각별한 인연을 마주했고, 끝끝내 목숨을 바친 위업을 말이죠. 이 숭고한 희생은, 아. 본인이 맹렬하게 부정하더라도요! 분명 역사에 남아 마땅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영웅들을 다루는 방식이 그러하듯, 부풀리고 과장된 면모 속에 그의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희석된 것은 꽤 안타까운 일입니다. 개울가를 지나다 개구리를 발견하면 꼭 정령사에게 일러주었다던가, 모두가 널브러진 채 잠들었을 때 끝까지 남아 취하지 못하는 고룡과 대작해주었다던가. 볼품없는 야영지에서 가장 외곽의 바람막이를 자처하기는 물론, 시종일관 틱틱대던 망령의 왕에게도 사람다움이 무엇이었는지 되새겨주었던 일들 말이에요.
그는 영웅으로 생을 마감했으나 그와 가장 가까이에서 지냈던 이들에게는 그저 온달이었습니다. 의심 많고, 경계하며, 비틀린 듯 보여도 사실 그 누구보다 정이 깊고, 자기도 모르는 새 다른 이와 묶어버린 끈을 결코 놓지 못하는 사람이요.
◆ CV.김혜성
온달의 버스트 스킬(파천멸혼격) 소울 소모량이 4개로 변경되었습니다. (22/12/14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