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디렉터 임재현입니다.
나날이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붕어빵 한 개에 천 원 하는 시대라니,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만 팍팍하고 싸늘한 겨울일지라도 서로의 마음만은 따뜻하길 바라겠습니다.
따뜻한 마음 하니 또 생각나는군요.
얼마 전, 로드 오브 히어로즈가 정식으로 서비스를 런칭한지 1000일이 되었었지요. 유튜브를 통해 1000일 감사제 라이브 방송도 진행했었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뭔가 마무리를 지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끝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괜히 기분도 싱숭생숭하고요.
하지만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을 멈춰서는 안 되겠지요. 1000일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가 함께 보낼 시간은 분명 그것보다 더 길 테니까요.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은 로오히 개발진의 내년 계획을 로드님들께 간략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희의 내년 화두를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선택과 집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22년, 저희가 택한 개발 방식이 생각보다 효율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볼륨이 큰 콘텐츠를 개발하려면 자연스럽게 인력과 일정이 많이 필요하기에, 가용 인력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 만큼 업데이트 사양을 각 시기별로 잘 분배했어야 했는데, 노련하지 못했지요.
대략 어땠냐면, 큰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번 달에는 추가 스펙을 최대한 지양하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 라고 생각한 뒤, 정작 업데이트 목록을 추려보니 ‘너무 적지 않나…?’하는 불안감으로 다시금 조그만 스펙들을 추가하는 형태였지요.
그렇게 자잘한 업데이트 사항들이 많아지니 로드님들께서는 업데이트 내역을 체감하기 어렵고, 개발진은 개발진 나름대로 계속해서 피로가 쌓여가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이러한 흐름을 바꾸려 합니다.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 주기를 2~3개월로 잡고, 그사이에는 흥미로운 이벤트 위주의 업데이트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사실, 환상종 같은 경우도 업데이트 후 2년이 지난 이때까지 계속 진행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환상종 자체가 나쁜 이벤트라 볼 수는 없지만, 다른 이벤트 방식에 대한 로드님들의 갈증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사항들을 종합하여, 피로도는 낮고 즐거움은 더 큰 이벤트 형식을 고민 중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번 연말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콘텐츠 두 가지가 있는데요.
영웅 신뢰도 시스템의 파일럿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두근두근 특별영입’ 이벤트, 그리고 나에게 필요 없는 재화를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물찾기’ 이벤트가 그것입니다.
기존의 이벤트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는데, 어떠셨을까요? 개발진에서는 해당 콘텐츠들의 이용 데이터와 반응을 면밀히 분석하여, 어떤식으로 개선해서 도입할지 살피겠습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로오히의 생명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초에는 장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들이 이루어질 예정이니, 기대와 질책 모두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 ‘아발론 타임즈’의 개편도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매거진 형태의 이미지 한 장으로 공유되었던 아발론 타임즈를 매월 더 긴밀한 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개발 단계에서 활용되지만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는 이미지들, 개발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치열했던 의사결정 과정 등 로드님들과 공유하고 싶은 소식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월 1일로 고정되었던 발행주기를 좀 더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나 영웅 출시 시기와 가깝게 조정하려 합니다. 현재 예상으로는 매월 중순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23년 1월부터는 아발론 타임즈가 아닌, 새로운 소식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내년 초에 대규모 영웅 밸런스 패치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로드님들의 설문을 통해 패치 대상 영웅을 선정하려 합니다. 해당 내용은 별도로 공지될 예정이니, 애정하는 영웅들이 외면받지 않고 활약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엘리트 이후의 시나리오가 공개될 것입니다.
2022년에는 외전격 스토리인 마도대전을 계속해서 만나보셨는데요, 본편 스토리 진행을 보고 싶어하시는 의견도 매우 많았습니다. 따라서 마도대전 진리의 서 업데이트 이전에, 엘리트 이후의 메인 시나리오를 이어 나가려 합니다. 1000일 감사제 라이브 방송에서 해당 티저 영상을 미리 접하신 로드님들도 많으실 텐데요, 얼핏 연관되지 않아 보이는 두 이야기가 어떻게 엮이고 이어지게 될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자제하다 보니, 개발자노트가 생각보다 짧게 끝난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올해 가장 마음에 드는 유행어로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분명 내년에도 이런저런 일들이 우리를 덮쳐올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이 흐리다 말하고, 시장은 지금도 확실히 불황입니다.
삶은 여전히 팍팍할 테고, 상처받는 일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고난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순간들도 분명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요.
올 한해, 모두 정말 잘 이겨내셨습니다.
내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2.12.28
임재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