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하르트 출격영상은 2/11(수) 업데이트 당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어서 오게, 이리 앉게!

내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하나 말해줌세. 시일이 흐르고 세상이 역변하는 동안 천지가 개벽하고 하늘이 뒤집혔음에도 하나의 편면은 뒤바뀌지 않았네. 독수리의 심장에 맹세하리! 이 문장의 연원을 소리 내어 발음할 수 있겠나? 삼십 해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그 많은 대륙의 왕국들과 다를 바 없던 우리 갈루스가, 어찌하여 제국이란 이름을 총칭하는 거물이 되었는지 이해하고 있는가 이 말일세.

최초의 제국 신화? 그것은 한물간 이야기지. 신화를 꿈꾸고 망상을 노랫말 삼아 떠드는 방랑자들은 셀 수 없이 많아. 그러나 진정으로 고지가 눈앞에 보일 만큼 치달았던 것은 내 한평생 처음 있는 일일세. 그래, 그건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 내가 궁중에서 일하던 때 아니겠나.

이른 나이에 실종된 프레하르트 전하를 기억하는가? 그분은 내가 모신 인물 중 가장 영특한 분이셨네. 왜, 다섯 살에는 잎맥을 꿰뚫고 열 살에는 별하늘을 읽는다는 둥 하는 허황스런 말이 있잖은가. 그게 그분에 한해서는 거짓이 아니었단 말일세. 실로 대단하였지. 돌아가신 왕비님의 성격을 빼닮았다고들 하지만 내게는 그보다 조금 더 진일보한 듯 보였다네. 오월에 치르는 예식을 기억하는가? 으레 모든 왕족이 그러듯, 그저 정해져 있으니 읊어야 했던 축사가 있단 말일세. 천 년 전 제국의 위신을 이으리다. 갈루스의 비상을 지켜보리다. 그 문장을 그분은 남들보다 느긋하게, 때로는 나직한 예언가처럼 읊으셨어. 허무맹랑한 꿈이나 절차가 아닌 예견된 일로 보이게끔 말이네.

그리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지. 음? 이상하지 않으냐고? 결국 그분께서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실종되셨으매, 남은 건 염제라 불리우던 둘째 아우 분도 아닌, 태어날 무렵까지만 해도 왕실에 근심과 걱정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염려하였던 막냇동생이 감히 황제라는 이름을 달고 비상하였으니 비틀린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하하하! 모를 일이지. 적어도 그분께서는 떠나가시는 길목까지도, 저승의 바다를 건너는 목전에도 정확히 이 황금으로 빛나는 거리를 내려다보실 테니까. 그러니 축복으로 갈음함이 마땅하겠지. 자, 자. 어서 들이키세. 죄책감은 씹어 삼키고, 핏빛 거리는 황금 천으로 덮어 가리고. 기억도, 추억도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우리 함께 서서히 바래 가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