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갈루스의 왕족이자, 지금 이곳에 모인 여러분의 선배이기도 하다.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여러분 또한 의문이 많겠지. 왕족으로 태어나 정치에 가담하지 않고 어째서 사관 학교에 들어왔는지, 목숨을 담보로 하여 얻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나 나는 여러분과 같이, 여러분의 선배들인 동기들과 함께 수학한 시간을 모두 값진 것으로 여기며, 전장으로 향하는 데 그 어떤 것도 핑계로 삼지 않았다. 사람에게 타고난 소임이 있다면 내게 주어진 책임은 갈루스를, 그리고 등 뒤의 백성을 지키는 것이겠지. 그 방대한 여정에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

여러분 또한 그런 무언가를 타고난 인재들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는 힘이 있다면, 그만큼의 신의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이 부여받은 자의 사명이며, 여러분과 내가 평생토록 지고 가야 할 업이다. 우리는 앞서 이끄는 자이나 결코 뒷짐 진 자들의 지배자가 아니다. 정성 어린 태도로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막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선 후배들에게 각박한 소리를 하게 되어 미안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으며 타협하지 않는 것. 나는 그것만이 비로소 다음 세대를 위한 도리라고 본다.

오늘의 경험을 기회로 삼아 결코 방심하는 일이 없도록. 매사 정진하며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숨에 누구보다 책임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전선에서 날아올 맹수의 칼날이 여러분의 목에 드리워지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 독수리의 심장 아래 우리의 맹세가 있으니, 여러분 또한 나와 같은 군인으로서 분투하기를.

이상. 테오데릭 클라우디스.

  • 갈루스 매거진, 제2왕자 테오데릭의 울티마 사관 학교 29기 졸업 축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