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샤드에게 어려운 일이란 없었습니다. 아무도 기대 않던 여덟 번째 아들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가주가 되는 것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사업을 발굴해 네자마 샤록을 부국의 반열에 올리는 것도.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 라샤드의 인생에 처음 찾아온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성장'이라 부르겠고 또 누군가는 '도전'이라 부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거친 라샤드가 명명한 이름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라샤드는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믿음직한 아들, 명석한 연구자 그리고 자랑스러운 가주까지. 그 모든 타이틀을 거머쥐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이었으니까요. 그러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되실까요?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면 형제들이 그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고, 전력으로 뛰지 않으면 어지러운 정쟁 싸움에 다시 한번 휘말려야 했을 테니까요. 그가 어떤 분투로 얻은 기회고 또 어떻게 거머쥔 영광인데요. 그러니 라샤드는 치열한 삶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것을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방대한 지식보다 맛있는 체리를 고르는 방법을 고심한다든지. 아니면, 정략혼의 상대와 사업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녀가 좋아하는 자스민 꽃 한 송이를 건네준다든지요. 성공만을 좇던 삶에 '좋아하는' 것을 한두 방울 떨어트린 것뿐인데도 그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라샤드는 이제 모든 것을 사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취하겠지요. 어려운 일 역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기꺼이 도전할 겁니다. 홀로 달리는 줄 알았던 길이 사실은 소중한 이들과 함께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예. 그것이 라샤드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